초보영어 이야기

초보영어 이야기 #1

알록스 2021. 3. 29. 08:20

#초보영어 #필리핀어학연수 #해외여행

 

안녕하세요, 제 첫 영어 이야기를 해볼 까 합니다.

 

저는 고등학교까지 영어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다만, 수능영어를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공부하기 시작했고 매일 매일 영어 단어장을 들고 다니며, 지하철에서 외우곤 했습니다.

 

수능영어가 쉬워서 70점 정도 받았지만 대학교에서 외국인 강사의 말을 도통 알아 들을 수 없었고, 학점은 B를 맡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1학년이라 능력은 되어도 깔아주는 얘들 때문에 평타를 친 느낌입니다.

 

군대를 전역한 뒤 아버지께서 고생했다며, 놀러간다고 생각하고 어학연수를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가까운 친척이 있는 벤쿠버에 알아보았지만, 한국의 빨리빨리에 익숙한 저로서는 짧은 몇 개월 동안 느긋하게 그 곳에서 생활하기 싫고 기초도 없는데 시간 낭비일 것 같아 초보영어 어학연수를 알아본 결과, 2004년 필리핀 바기오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또렷이 기억나는 건 필리핀 들어가기 전에 영어 공부를 해야 하겠다고 도서관 가서 공부를 했는데, 문장 형식 1~5형식이 있다는 정도만 상기시키고 비행기에 올라탔습니다.

어학연수란.. 말문을 트이는 게 중요한데 기본 문법만 보고 가다니... 나중에 참 바보 같았습니다.

 

 

마닐라에 도착하여 승합차 타고 몇 시간 동안 이동하니 바기오에 도착하였습니다. 쩌 죽는 날씨의 마닐라에서 바기옹에 도착했을 때 첫 기분은 상쾌하다였습니다. 첫인상이 매우 좋았습니다. 이런 기분 좋음은 다음 날 깨졌습니다.

 

다음 날 영어 시험을 쳐서 개인 평가를 하는데... 꼴지를 하고 말았습니다... 하루 1시간씩 3명의 튜터(Tutor)에게 11 수업을 진행하는데 처음 일주일동안 제대로 된 수업이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영어 자신감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놀러 다녀야 겠다는 생각이 !” 하고 사라졌습니다. 주말에 빈둥빈둥 놀러 다니는 형들도 나보다는 휠씬 영어를 잘 했으니까요.

 

한국에 조기 복귀할 까 고민도 했습니다. 그 때 귀인이 나타났습니다. 옆방에 사는 형인데 이번에 그룹에서 1명이 나간다고 들어 올 생각이 없냐고 권유 받았습니다. 그래서 흔쾌히 수락하여 이것저것 진짜 많이 배웠습니다. 이 때 찐초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필리핀에서 1개월쯤 지나자 혼자 시내 구경하며 기본 의사소통은 가능하였고, 그룹 스터디에서 배운 영어 표현을 적어 시내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써 보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영어 자신감은 충만하게 되었습니다.

 

3개월쯤 흐르니 영어 공부하러 온게 아니라 그냥 생활이 되었습니다. 가끔 학원 일도 도와 주기도 하고, 식사 만드는 아떼들이랑 수다 떨기도 하고 주말엔 쇼핑몰 가서 TV, DVD 플레이어, 소형 가구 등도 구입하고 자취방에 초대하는 것처럼 주변 사람들 초대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제 생각엔 이때 떠났어야 했습니다.

 

6개월쯤 시간이 지나 친한 형이랑 누나가 한국으로 복귀한다길래 이 때다 싶어서 같이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아직 영어가 머릿 속에서 맴돌아서 다시 돌아온 한국은 너무 낯설었고 흡사 외국에 온 기분이었습니다.